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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반하다]헌혈에 진심인 남자 문희웅 씨

사람은 살면서 대개 한두 번 헌혈 기회를 갖는다. 학교나 직장에서 단체헌혈을 해보기도 하고, 개인적 호기심으로 혈액원을 찾기도 한다. 하지만 꾸준히 실천하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

 

6월 14일 세계헌혈자의 날을 앞두고, 헌혈에 진심인 헌혈자를 수소문했다. 대한적십자사경남혈액원이 추천한 문희웅 씨를 만나 그의 헌혈 스토리를 들었다.

글 박정희 사진 김정민

 


 

평범한 청년, 군대에서 헌혈의 중요성 깨닫다

 

창원시 진해구 진해노인종합복지관(관장 장윤정)에서 만난 40대 문희웅 씨는 매우 친절하고 겸손했다. 초·중·고교를 창원에서 다닌 그는 서울에 있는 대학에서 회계학을 전공한 뒤, 고향으로 내려와 10년 전 진해노인종합복지관 식구가 됐다고 한다.

 

“헌혈의 시작은 다른 사람들처럼 고교 시절 단체헌혈이었습니다. 잠 오던 5교시 물리 시간, 헌혈하면 기념품도 준다는 방송에 친구 20여 명과 우르르 체육관으로 달려가 줄 서서 헌혈했지요. 하하.” 잠깐 따끔했고, 팝송 CD 기념품이 좋았다는 기억이 선명하단다. 이후 대학 때도 간헐적으로 헌혈했으나, 헌혈의 중요성을 몸소 깨달은 건 군대 경험이었다.

 

“의정부에 있던 국군병원에서 행정병으로 복무하면서 영안실을 관리하는 ‘영현(英顯) 등록병’ 역할도 했습니다.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이 많은 시기였죠. 특히 응급환자가 발생하는 경우도 종종 있어 저는 자발적으로 헌혈하곤 했습니다.”

 

조혈모세포 기증, 혈액암 환자 살려

 


 

군대가 헌혈의 소중함을 일깨웠다면, 조혈모세포(모든 종류의 혈액세포를 생성하는 줄기세포) 기증은 그를 ‘헌혈에 진심인 사람’으로 이끌었다. 헌혈 초기 그는 우연히 조혈모세포 기증 신청을 한 적 있었는데, 2015년경 DNA가 일치하는 혈액암 환자가 있다며 기증 의사를 묻는 연락을 받았다. 가족과 상의해 ‘말초혈’을 기증했다. 힘들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평소 하던 헌혈 느낌과 다르지 않았다. 한 달 후쯤 혈액암 환자 어머니의 생생한 감사 편지를 받았다. 와락 눈물이 솟았다.

 

“제가 한 생명을 살렸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어요. 저의 작은 선행으로 한 아이가 새 생명을 얻었다니 오히려 제가 감사한 마음이었어요. 그 보호자 분의 감사 편지는 저를 더욱 책임감 있는 사람으로 만들더군요. 그 편지는 지금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어요.” 

 

이 사연은 라디오 방송에 소개되기도 했다.

 

200회 목표 자기관리할 것…“더 많은 사람 헌혈했으면”

 

5월초 현재 그의 헌혈 횟수는 171회다. 혈액 전체 성분을 헌혈하는 전혈 55회, 혈소판·혈장 등필요 성분을 헌혈하는 성분혈 116회다. 1차 목표는 200회 달성이다.

 

“사실 저는 헌혈을 그리 많이 한 것도 아니라 쑥스럽습니다. 300회, 400회 하신 분들도 많으시죠. 정말 어떻게 그리하시는지 존경스럽습니다. 저는 혈소판·혈장 2가지 성분 헌혈이 저한테 맞는 편입니다. 앞으로도 건강관리도 더 열심히 해서 여력이 닿는 한 300회까지는 해보고 싶습니다. 성분 헌혈은 8주 주기인 전혈보다 2주마다 할 수 있거든요. 그리고 바람이 있다면 헌혈에 대한 편견이 사라져서 더 많은 사람이 헌혈로 생명 나눔에 동참했으면 합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는 길. 문 씨 뿐만 아니라 진해노인종합복지관 차원에서도 단체헌혈을 해오고 있다기에 사진 한 컷 찍자 했다. 그랬더니, 이 복지관 사람들, 참 적극적이고 유쾌하다. 하던 일 잠시 멈추고 후딱 모이더니, 딱딱한 포즈 대신 뮤지컬의 한 장면처럼 문희웅 씨를 에워싸면서 까르르 웃는다. 선행은 선행을 낳고 행복바이러스로 전염되나 보다.

 


 

 

출처: 경남공남

https://www.gyeongnam.go.kr/gonggam/index.gyeong?menuCd=DOM_000001508000000000&gg_depth1=02&gg_depth2=03&ggSeq=40097&ggVolumeAndNewOldStatus=123%3ANEW 

 


 

 

 

[사람에 반하다]헌혈에 진심인 남자 문희웅 씨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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